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방영 내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김수현과 김지원의 섬세한 연기는 물론 아름다운 해외 촬영지 역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독일의 그림 같은 풍경은 드라마의 감성을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중세 시대를 연상시키는 고성, 한적한 마을, 푸른 자연이 어우러진 독일 풍경은 시청자들에게 "한 번쯤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지요.
《눈물의 여왕》 촬영지가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라고 알려진 경우가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찾아보니 드라마 속 신혼여행지는 '상수시 궁전(Schloss Sanssouci)'이었습니다. 독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혼동부터 짚고 가는 게 맞습니다.

상수시 궁전과 베를린, 왜 헷갈렸을까
독일을 대표하는 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먼저 떠올립니다. 바이에른 지역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한 이 성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아름다운 독일 성 사진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백현우와 홍해인 부부의 신혼여행지로 등장하는 성은 포츠담에 위치한 상수시 궁전입니다. 상수시 궁전은 프로이센 왕국의 프리드리히 대왕이 18세기에 지은 로코코 양식의 여름 궁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으로 등재된 곳입니다.
베를린에서 기차로 30~40분 거리인 포츠담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습니다. 드라마 1화와 마지막 회 모두 이 궁전이 배경으로 등장했는데, 저는 그 장면들을 다시 찾아보면서 "아, 독일 여행을 오래전에 갔을 때 왜 여기를 안 갔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궁전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정원의 구도가 정말 그림 같았거든요.
상수시 궁전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실용 정보
드라마 속 장면을 보고 무작정 찾아갔다가 허탕 치는 일이 없도록, 제가 검색한 정보를 공유해 드립니다.
- 운영시간 : 상수시 궁전은 계절에 따라 운영시간이 다릅니다.
여름철(4월-10월) : 오전 10시 - 오후 5시 30분
겨울철(11월-3월) : 오전 10시 ~ 오후 4시 30분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이니 요일 계획은 반드시 미리 확인하세요.
신궁전(Neues Palais)은 화요일에 휴관하니, 두 곳을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면 요일 조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입장료 : 상수시 궁전 단독 입장권은 대략 14~17유로 선입니다. 신궁전, 중국식 정자 등 포츠담 내 여러 궁전을 모두 볼 수 있는 통합권(콤비 티켓)은 약 22유로 정도로, 하루 날 잡고 여러 곳을 둘러볼 계획이면 통합권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요금은 시즌과 환율에 따라 조금씩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spsg.de)에서 최신 요금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예약 필요 여부 :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데, 상수시 궁전은 시간 지정 입장제를 운영합니다. 즉 아무 때나 줄 서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정해진 입장 시간대의 티켓을 사전에 예매해야 합니다. 성수기(여름 휴가철, 주말)에는 당일 현장 구매분이 금방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서 여유 있게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해 두는 걸 추천드립니다.
- 최적 방문 시기 : 개장 직후(오전 10시)나 폐관 1시간 전이 가장 여유롭게 관람하기 좋음. 한낮에는 단체 관광객이 몰려 정원 사진 찍기도 쉽지 않으며, 계절로는 5~6월이 정원의 꽃이 만개해 있어 드라마 속 분위기와 가장 가까움.
- 가는 방법 : 베를린 중앙역에서 포츠담 중앙역까지 기차로 30~40분, 이후 포츠담역에서 트램(91번, 94번)을 타고 "루이젠플라츠" 정류장에서 내려 공원을 가로질러 도보로 약 10분 거리입니다.
드라마 속 독일 현지 야외 촬영장소
드라마 속 주요 독일 로케이션(location shooting, 야외 실제 장소 촬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각의 촬영장소를 독일 지도 속에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영상미를 완성한 독일 로케이션의 실체
드라마를 처음 볼 때는 솔직히 재벌가 이야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빠져들었고, 독일 풍경이 그 감정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특히 타오아시스 식물 향기 정원 (TAOASIS Botanischer Duftgarten) 장면은 제가 직접 찾아가 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넓게 펼쳐진 보라색 꽃밭 사이를 걷는 장면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저 장소가 실제로 어디인지 궁금했거든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라게(Lage)라는 소도시에 있는 곳으로, 라벤더 개화 시기에 방문하면 드라마와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드라마의 영상미가 높은 평가를 받는 데는 촬영감독의 역할도 있었겠지만, 로케이션 자체가 워낙 탁월했습니다. 독일은 세계관광기구(UNWTO) 기준으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문화관광 강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지가 2024년 기준 52개에 달합니다([출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식 사이트]
이처럼 보존 상태가 뛰어난 역사 자원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사용될 수 있었던 것도 독일만의 강점입니다. 또한, 베를린 돔은 프로이센 왕가의 궁정 교회였던 건물로, 네오바로크(Neo-Baroque) 양식으로 지어진 대성당입니다. 네오바로크란 19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건축 양식으로, 바로크 시대의 웅장함과 장식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방식을 말합니다.
드라마에서 현우가 홀로 성당 안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은 그 웅장한 공간감 덕분에 훨씬 더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두 주인공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장소가 맞물렸을 때 시너지가 얼마나 큰지 그 장면에서 특히 느꼈습니다.
독일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것들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일 여행 자체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오래전에 독일을 여행했을 때 먹었던 슈바인학센(Schweinshaxe) 맛이 갑자기 생각나더군요.

슈바인학센은 돼지 정강이를 장시간 훈연 또는 조리한 뒤 오븐에 구워 겉면을 바삭하게 완성하는 요리입니다. 제 경험상, 처음 접했을 때는 외형이 워낙 커서 당황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겉의 크리스피한 껍질과 속의 촉촉한 살코기의 조합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고 알려진 이유를 그 자리에서 바로 납득했습니다.
저는 미테 지역의 Ständige Vertretung에서 슈바인학센을 먹었는데, 슈프레 강변 풍경과 함께라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학센은 여기'라는 평이 많은 곳이니, 베를린에 계신다면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베를린에서 슈바인학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1. Ständige Vertretung (슈텐디게 페어트레퉁)
슈프레 강변, 미테(Mitte)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현지에 거주했던 여행자들 사이에서 "슈바인학센은 무조건 여기"라는 평이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가 없고, 함께 파는 피자도 맛있어 늘 사람들로 붐빈다는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Siksinhot
- 주소: Schiffbauerdamm 8, 10117 Berlin
- 영업시간은 매일 정오부터 새벽 1시까지로, 늦은 시간까지 운영돼 일정이 빡빡한 여행자에게도 좋습니다. Brunch
- 자체 양조 맥주를 함께 판매해 신선도가 좋다는 평도 있습니다.
2. Hofbräu Berlin (호프브로이 베를린)
뮌헨 본점으로 유명한 호프브로이의 베를린 지점입니다. 뮌헨 스타일의 비어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전통 복장을 입은 직원들이 서빙하고 저녁마다 브라스 밴드 연주가 있는 곳이라 학세뿐 아니라 독일 전통 분위기 자체를 즐기고 싶을 때 좋습니다. Triple Guide
- 다만 인기가 많아 저녁이나 주말에는 홈페이지 사전 예약이 권장됩니다. Triple Guide
3. Zur Letzten Instanz (추어 레츠텐 인스탄츠)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중 하나로 꼽히는 전통 맛집으로, 슈바이네학센(슈바인학센)이 대표 메뉴로 알려져 있습니다.
빠질 수 없는 독일맥주
한편, 독일의 맥주 문화는 맥주순수령(Reinheitsgebot)이라는 법령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맥주순수령이란 1516년 바이에른 공국에서 제정된 법령으로, 맥주 제조에 물, 보리, 홉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세계 최초의 식품 순수성 법령입니다. 이 전통 덕분에 독일 맥주는 오랫동안 품질 기준의 상징이 되어 왔습니다.
뮌헨에서 매년 열리는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이러한 문화의 정점으로, 세계 최대 맥주 축제로 공인되어 있습니다([출처: 뮌헨 옥토버페스트 공식 사이트]
소시지, 프레첼, 슈바인학센, 맥주까지 독일 음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맛보는 경험입니다. 드라마 속 풍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음식 여행도 함께 계획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마무리
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독일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특히 타오아시스 식물 향기 정원은 라벤더 개화 시기에 맞춰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드라마를 정주행하며 마음이 아팠던 장면들이 촬영된 장소를 직접 밟아보는 경험은 분명 드라마와는 또 다른 감동이 있을 것입니다. 독일 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상수시 궁전과 베를린 중심부를 묶는 일정을 우선 검토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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