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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부장]과 [닥터 섬보이]의 거제, 촬영지를 잇는 1박 2일과 제철 밥상

by 빼둘레햄 2026. 7. 27.

가조도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일몰


올해 여름 화제였던 드라마 두 편이 공교롭게도 같은 지역에서 촬영됐습니다. ENA 월화드라마 <닥터 섬보이>와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입니다. 두 작품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는 섬마을 공중보건의 이야기이고, 하나는 최종회 전국 시청률 23.0%를 기록하며 73개국에 팔린 액션물입니다. 그런데 촬영지를 찾아보니 둘 다 경상남도 거제였습니다.

 

과거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욕지도를 다녀온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이 무더운 여름 맑은 남해 바다를 만끽하고 싶어졌습니다.  


편동도의 실제 무대, 사등면 가조도

<닥터 섬보이>의 배경인 '편동도'는 가상의 지명입니다. 실제 촬영은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일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가조도 주요 촬영지


가조도 — 극중 편동도의 중심 배경. 가조출장소, 창촌마을 골목, 해안도로가 주로 쓰였습니다.
저구항(거제 남부면) — 섬을 오가는 부두·항구 장면.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 초반에 주인공이 배를 타기 전 장면.

 

가조도의 가장 큰 장점은 다리로 연결돼 있어 차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니, 해안 드라이브와 마을 산책, 노을 감상을 한 번에 묶을 수 있습니다. 가조도는 원래도 노을로 알려진 섬입니다.

가조도로 이어지는 연륙교(차 안 시점)


같은 섬 다른 얼굴, 김부장이 찍힌 거제

<김부장>은 전혀 다른 거제를 담았습니다. 뉴시스 보도(2026년 7월 20일)에 따르면 촬영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부장> 실제 촬영지들


옛 거제예비군종합훈련장 — 주요 인물들의 과거 장면 배경
근포땅굴

옛 수월군부대

호텔 리베라 거제, 소낭구펜션

 

극중 '대한민국 특수임무국'은 거제가 아니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촬영한 뒤 CG로 배경을 합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거제시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으로 촬영됐고, 촬영 기간 동안 지역 숙박업소와 식음업장 소비로 이어졌다는 내용도 같은 기사에 담겨 있습니다.

 

근포땅굴은 일제강점기 말기에 굴착된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드라마에 나왔다는 이유로 가볍게 소비할 만한 장소는 아니고,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진 공간인지 알고 둘러보는 편이 맞습니다.

 

방문을 계획하신다면 개방 시간과 관람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직하게 짚고 갑니다 — 두 작품 모두 '그 음식'은 없습니다

이 시리즈는 작품에 나온 음식을 따라가는 글을 씁니다. 그래서 두 작품의 대표 음식을 찾아봤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편 다 화제가 된 특정 요리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기생충>의 짜파구리나 <극한직업>의 왕갈비통닭처럼 작품과 음식이 한 몸으로 붙어 회자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작품이 훨씬 많습니다. 이 두 편은 후자입니다. 식사 장면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음식이 이야기의 일부라기보다 배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각도를 하나 틀겠습니다. 작품이 음식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 촬영지가 원래 무엇으로 먹고 사는 곳인지를 보는 겁니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거제입니다.


거제 9미 — 지자체가 정리해 둔 향토음식 목록


거제시는 지역 향토음식을 '거제 9미'로 정리해 관광 자료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만큼 편한 목록이 없습니다.

(거제시청 관광 포털)

  1. 거제대구탕
  2. 거제굴구이
  3. 멍게·성게비빔밥
  4. 거제도다리쑥국
  5. 거제물메기탕
  6. 거제멸치쌈밥·회무침
  7. 거제생선회·물회
  8. 코끼리·왕우럭조개 숙회
  9. 맹종죽순 요리

목록을 보면 특징이 하나 보입니다. 거의 전부가 계절 음식이라는 점입니다.

 

겨울(11~2월) — 대구탕, 굴구이, 물메기탕. 거제시 관광 자료에 따르면 대구는 전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거제 바다가 감당하고, 제철은 11월부터 2월입니다.


봄 — 도다리쑥국, 멸치쌈밥·회무침, 맹종죽순 요리. 도다리쑥국은 남해안 봄의 상징 같은 국이고, 맹종죽순은 거제 죽림에서 나는 봄 재료입니다.


사철 — 멍게비빔밥, 생선회·물회, 조개 숙회.

 

두 드라마 모두 여름에 방영됐지만, 촬영지 여행 자체는 계절을 골라 가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특히 겨울 거제는 대구탕과 굴구이 때문에 따로 여행 명분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두 작품을 한 동선으로 묶으면

각각 다녀오기엔 아깝고, 이어 붙이면 자연스럽게 1박 2일이 나옵니다. 

 

첫날 — 통영항(닥터 섬보이 초반 장면) → 사등면 가조도(창촌마을·해안도로·노을). 가조도의 노을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이 이 코스의 핵심입니다.

 

둘째 날 — 김부장 촬영지(근포땅굴·옛 수월군부대 방면) → 남부면 저구항.

 

식사는 이렇게 붙이면 무리가 없습니다. 낮에는 멍게비빔밥이나 생선회·물회처럼 계절을 덜 타는 메뉴로, 저녁에는 방문 시기의 제철 메뉴로 잡는 방식입니다. 겨울이면 대구탕과 굴구이, 봄이면 도다리쑥국과 멸치쌈밥입니다.

 

식당은 특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상호와 가격, 휴무는 자주 바뀌는 데다 직접 확인한 정보가 아니어서, 메뉴만 정해 두고 현지에서 고르시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방문 전에 영업 여부는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두 작품 모두 "이 음식을 먹으러 가자"는 글이 나오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건 인정하고 시작하는 편이 정직합니다. 대신 두 작품은 같은 지역의 다른 얼굴을 하나씩 보여줬습니다. <닥터 섬보이>는 관광지화가 덜 된 섬 하나를 예쁘게 담았고, <김부장>은 오래된 시설과 굴이 남아 있는 내륙 쪽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은 지자체가 향토음식 아홉 가지를 정리해 둘 만큼 먹거리가 분명한 곳입니다. 드라마가 준 것은 '음식'이 아니라 '갈 이유'였던 셈입니다. 여행 소재로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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